수습기간엔 최저임금 90%만 줘도 될까

수습이면 무조건 90%가 아닙니다. 세 가지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에만 감액할 수 있고, 하나라도 빠지면 최저임금 전액을 줘야 합니다.

감액의 근거 — 최저임금법 제5조제2항

수습이라는 이유만으로 최저임금을 깎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감액의 근거는 최저임금법 제5조제2항 하나뿐이고, 이 조문은 대상을 아주 좁게 정해 두었습니다. "1년 이상의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수습 중에 있는 근로자로서 수습을 시작한 날부터 3개월 이내인 사람"에 대해서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최저임금액과 다른 금액을 정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얼마나 깎을 수 있는지는 법률이 아니라 대통령령이 정합니다. 같은 법 시행령 제3조가 그 금액을 "시간급 최저임금액에서 100분의 10을 뺀 금액"으로 규정합니다. 흔히 말하는 90%가 여기서 나옵니다. 100분의 10을 넘겨 깎을 근거는 어디에도 없으므로, 수습이라며 시급의 80%나 70%를 지급하는 것은 요건을 다 갖췄더라도 위법입니다.

조문을 한 번 더 보면 감액은 최저임금액과 다른 금액으로 정할 수 있다는 허용 규정입니다. 의무가 아니라 선택지이고, 정한 경우에만 적용됩니다. 수습이라는 사실만으로 시급이 저절로 90%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세 가지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한다

제5조제2항과 단순노무직 관련 단서를 합치면 감액 요건은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셋을 모두 충족해야 하고, 하나라도 빠지면 그 순간부터 최저임금 전액이 기준이 됩니다.

  • ① 근로계약기간이 1년 이상일 것 — 기간제로 6개월이나 11개월 계약을 맺었다면 계약서에 수습 조항이 있어도 감액할 수 없습니다. 기간의 정함이 없는 정규직 채용은 이 요건을 충족하는 것이 실무 해석입니다.
  • ② 수습을 시작한 날부터 3개월 이내일 것 — 회사가 수습기간을 6개월로 정했더라도 감액이 가능한 구간은 처음 3개월뿐입니다. 4개월째부터는 여전히 수습 신분이어도 100%를 지급해야 합니다.
  • ③ 단순노무직이 아닐 것 — 고용노동부 「최저임금법 제5조에 따른 단순노무직종 근로자 지정 고시」로 지정된 직종은 수습이어도 감액이 금지됩니다.

세 번째 요건의 범위는 생각보다 넓습니다. 고시가 한국표준직업분류 대분류 9(단순노무 종사자)를 통째로 지정하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건설 단순종사원, 택배원을 비롯한 운송 관련 단순노무 종사자, 환경미화원 등 청소원, 주방보조원·주유원 같은 직종이 모두 여기에 들어갑니다. 이 고시는 2018년 3월 20일 이후 최초로 체결한 근로계약부터 적용됩니다.

2026년 기준 금액

2026년에 적용되는 최저임금은 시간급 10,320원입니다. 전년보다 290원(2.9%) 올랐고, 주 40시간·월 209시간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월 2,156,880원입니다. 업종 구분 없이 모든 사업장에 같은 금액이 적용되며, 적용기간은 2026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입니다. 이 금액은 2025년 8월 5일에 확정 고시됐습니다(고용노동부고시 제2025-47호).

금액이 확정되는 절차는 세 조문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최저임금법 제8조제1항은 고용노동부장관이 매년 8월 5일까지 최저임금을 결정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결정한 때에는 제10조제1항에 따라 지체 없이 그 내용을 고시하고, 고시된 최저임금은 제10조제2항에 따라 다음 연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합니다. 8월 5일은 고시 기한이 아니라 결정 기한이라는 점이 자주 혼동되는 지점입니다.

감액이 적법한 경우의 하한은 계산이 단순합니다. 10,320원에서 100분의 10을 뺀 시간급 9,288원이 그 기간의 최저선이 됩니다. 요건을 갖췄더라도 이보다 적게 지급하면 최저임금법 위반입니다.

계산 예시 — 월 기본급 205만원 수습

월급제로 채용된 수습 근로자의 시급이 얼마인지는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을 월 기준시간으로 나눠 봐야 알 수 있습니다. 주 40시간 근로자의 기준시간은 209시간입니다.

예시 — 1년 계약 사무직, 월 기본급 2,050,000원

  • 전제: 기본급 외에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이 없다고 가정(정기상여·식대 등이 있으면 분자에 더해야 합니다)
  • 환산 시급: 2,050,000 ÷ 209 = 약 9,808.61원
  • 수습 감액 하한: 10,320 × 0.9 = 9,288원
  • 판정: 9,808.61원이 9,288원보다 크므로 세 요건을 모두 갖춘 수습 3개월 동안은 적법
  • 4개월째부터의 하한: 10,320 × 209 = 월 2,156,880원
  • 기본급을 그대로 두면 부족액: 2,156,880 - 2,050,000 = 월 106,880원

같은 사람에게 3개월 동안 아무 문제가 없던 금액이 4개월째에 곧바로 위반이 되는 구조입니다. 산입되는 다른 임금이 없다면, 수습 종료일에 맞춰 기본급을 올려 두지 않는 순간부터 매달 106,880원씩 차액이 쌓입니다. 계약기간이 1년 미만이었다면 애초에 첫 달부터 하한이 10,320원이었으므로 앞의 3개월분까지 함께 문제가 됩니다.

수습이라도 해고예고는 따로다

근로기준법 제26조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해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하지 않았다면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도록 정합니다.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도 포함됩니다.

오해가 가장 많은 대목은 예고 의무가 면제되는 이유입니다. 면제되는 것은 수습이어서가 아니라 계속 근로한 기간이 3개월 미만이기 때문입니다. 제26조 단서는 아래 세 가지만 적용 제외로 두고 있습니다(시행 2019년 1월 15일, 법률 제16270호).

  • 근로자가 계속 근로한 기간이 3개월 미만인 경우
  • 천재·사변,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
  • 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유)

따라서 수습기간을 6개월로 정해 두었더라도 3개월을 넘겨 일한 사람을 해고하려면 30일 전 예고나 30일분 통상임금이 필요합니다. 반대로 수습이 아닌 정규직이라도 입사 3개월 미만이면 예고 의무가 없습니다. 3개월 미만인지는 3개월째 해당일에 근로를 제공했는지로 판단하며, 해고를 통보한 시점이 기준이 아니라는 것이 행정해석의 입장입니다.

해고예고의 적용 제외를 따로 두었던 조문은 2019년 1월 15일 개정으로 삭제되어 현재는 제26조 단서에 통합돼 있습니다. 계약서나 취업규칙이 아직 그 옛 조문을 인용하고 있다면 문구 자체가 낡은 것이므로, 수습 관련 조항은 제26조를 기준으로 다시 읽어야 합니다.

본채용 거부의 정당성

수습(시용)기간을 두는 목적은 적격성을 판단하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기간이 끝난 뒤 본채용을 거부하는 것은 통상의 해고보다 정당성이 넓게 인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넓게 인정된다는 것이지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판례 경향을 정리하면 본채용 거부에도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될 객관적인 근거가 필요합니다. 실무에서 다툼이 갈리는 지점은 대체로 두 가지입니다.

  • 평가 기준이 사전에 구체적으로 마련돼 있었는지, 그리고 그 기준이 근로자에게 미리 고지됐는지
  • 거부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했는지 — 최근에는 본채용 거부에도 구체적인 사유의 서면 통지를 요구하는 판례 경향이 있습니다

수습이니까 그냥 쓰지 않으면 된다는 식의 구두 통보는 사유가 타당하더라도 절차만으로 분쟁의 빌미가 됩니다. 근로자 입장에서도 평가표와 면담 기록이 남아 있는지가 다툼의 출발점이 됩니다.

흔한 오해 — 수습 3개월은 당연히 90%다?

아닙니다. 앞의 세 요건을 다시 대입해 보면 수습이니까 90%라는 말이 성립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제한적입니다.

  • 감액은 가능할 뿐 의무가 아닙니다. 회사가 감액하지 않기로 정했다면 수습기간에도 전액을 지급해야 합니다.
  • 6개월이나 1년 미만 계약의 아르바이트는 첫 번째 요건에서 이미 탈락합니다. 계약기간이 1년 미만이면 수습이어도 감액할 수 없습니다.
  • 편의점·주유소·배달·청소·주방보조처럼 단순노무직종에 해당하면 세 번째 요건에서 탈락합니다. 이런 자리에서 수습이라 90%라고 적힌 계약서는 대부분 위법입니다.

반대 방향의 오해도 있습니다. 감액이 적법한 경우에 낮아지는 것은 시간급 최저임금의 기준선일 뿐, 주휴수당과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의 지급 의무 자체가 면제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 금액은 10,320원이 아니라 적법하게 감액된 실제 시급을 기준으로 산정합니다. 하한선인 9,288원으로 정했다면 9,288원이 기준이고, 하한보다 높은 시급을 정했다면 그 시급이 기준입니다. 수습이라는 이유로 주휴수당을 아예 주지 않거나 연장근로 가산을 빼 버리는 것은 감액 요건과 무관한 별개의 위반입니다.

내 시급이 최저임금 위인지 확인하려면

월급제라면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을 209시간으로 나눠 보고, 시급제라면 계약서의 시급을 그대로 보면 됩니다. 분자에 기본급만 넣으면 안 됩니다. 2024년부터 매월 지급하는 정기상여금과 식대·교통비 같은 복리후생비는 최저임금에 전부 산입되므로, 기본급만 보면 미달이어도 이런 항목을 합치면 위반이 아닐 수 있습니다. 반대로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이나 연차수당은 산입되지 않아 분자에 넣으면 안 됩니다. 시급·주휴수당 계산기에 수습 여부와 시급을 넣으면 209시간 환산 기준으로 위반 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산입 범위와 주휴수당 계산법은 최저임금과 주휴수당에서 따로 다룹니다.

계약서에 수습 조항이 어떻게 적혀 있는지도 함께 확인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수습기간의 길이, 감액 여부와 비율, 평가 기준은 모두 서면에 남아 있어야 나중에 다툴 일이 줄어듭니다. 어떤 항목이 빠지면 안 되는지는 근로계약서 필수 기재사항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근거: 최저임금법 제5조제2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 고용노동부 「최저임금법 제5조에 따른 단순노무직종 근로자 지정 고시」(2018.3.20 시행) · 2026년 적용 최저임금 고시(고용노동부고시 제2025-47호, 2025.8.5 발령) · 근로기준법 제26조(해고의 예고). 최종 확인 2026. 09. 19. 본 문서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의 법률·세무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판단은 회사의 취업규칙과 관할 기관·전문가 확인을 거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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